안녕하세요 :)
영유아 놀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해요.”
말은 많이 들었는데, 막상 아이랑 놀다 보면
“뭔가 만들어야 할 것 같고”
“잘 안 되면 도와주고 싶고”
“남들처럼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지고”
이런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영유아 놀이에서 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지,
조금 더 현실적인 시선으로,
아이를 실제로 보며 느끼는 이유들을 중심으로 풀어보려고 해요.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놀이 시간이 조금은 더 편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유아에게 ‘놀이 결과’란 무엇일까요?
어른에게 결과는 분명해요.
완성된 그림, 쌓아 올린 블록,
만들어진 작품 같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죠.
그런데 영유아에게 결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완성된 모습’이 아닐 때가 훨씬 많아요.
아이에게 놀이는
- 손으로 만져본 것
- 반복해 본 행동
- 실패했다가 다시 시도한 경험
- 그 과정에서 느낀 감각과 감정
이 모든 게 이미 놀이의 결과예요. 다만 어른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뿐이에요.
영유아 놀이는 ‘연습의 연속’이에요
만 0~2세 아이들은 아직
잘하는 법을 배우는 단계가 아니라,
해보는 법을 배우는 단계예요.
- 쌓다가 무너지고
- 넣으려다 떨어뜨리고
- 색칠하다가 종이를 벗어나고
이 모든 과정이
“아,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를 몸으로 배우는 시간이에요.
만약 결과만 중요하게 보면
이 과정들은 전부 ‘실패’가 되지만,
발달의 관점에서 보면
이건 전부 필수적인 연습이에요.
과정에 집중할수록 아이는 더 많이 시도해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어른의 반응을 아주 잘 읽어요.
놀이 중에 보호자가
- “아니, 이렇게 하는 거야”
- “왜 또 무너졌어?”
- “이렇게 하면 예쁘잖아”
이런 말을 자주 하면, 아이는 점점 놀이를
‘맞게 해야 하는 활동’으로 느끼게 돼요.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 시도 자체를 줄이거나
- 보호자 눈치를 보거나
- 실패가 보이면 바로 멈춰버리기도 해요
반대로 과정에 반응해 주면
- “해봤구나”
- “다시 해보네”
- “아, 이런 방법도 있네”
아이는 결과에 상관없이
“해봐도 괜찮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 느낌이 쌓일수록 아이는 더 많이 시도해요.
영유아 발달은 결과로 측정되지 않아요
영유아 발달은 체크리스트처럼
‘이거 했음 / 안 했음’으로 나뉘지 않아요.
예를 들어,
블록을 5개 쌓는 아이보다
블록을 하나하나 만지며 방향을 바꿔보고,
무너지면 다시 쌓아보는 아이가
실제로는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을 수도 있어요.
결과는 잠깐 남지만,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아이의 몸과 뇌에 오래 남아요.
과정 중심 놀이가 정서에도 중요한 이유
과정이 존중되는 놀이를 경험한 아이는
놀이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이런 태도를 보이기 쉬워요.
- 실패해도 다시 시도하려고 함
- 도움을 요청하는 데 덜 두려워함
- 새로운 상황에서도 조금 더 버텨봄
이건 단순한 놀이 태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는 감정과 연결돼요.
반대로 결과 위주의 놀이가 반복되면
- 잘 안 되면 금방 포기하거나
- 보호자 반응에 예민해지거나
- 시도 자체를 꺼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해요.
보호자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변화
과정 중심 놀이를 위해
크게 뭔가를 바꿀 필요는 없어요.
말 한마디, 반응 하나만 바꿔도 충분해요.
결과 대신 과정에 이렇게 반응해 보세요
- “와, 오래 해봤네.”
- “다시 해보는구나.”
- “이번엔 이렇게 해봤네.”
- “어렵네. 그래도 해보네.”
이 말들은 아이에게 ‘잘했다/못했다’가 아니라
“너의 시도를 보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줘요.
놀이 중 멈춤도 과정의 일부예요
아이들이 놀이 중에 멈춰 서서
가만히 있는 순간 있잖아요.
그때도 어른은
- “지루한가?”
- “끝났나?”
하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 멈춤도 과정이에요.
아이들은
- 방금 한 행동을 정리하거나
- 다음 행동을 고민하거나
- 감각을 잠깐 쉬게 하는 중 일 수 있어요.
이때 바로 개입하지 않고
잠깐 기다려주는 것도 과정을 존중하는 태도예요.
결과를 아예 보지 말라는 뜻은 아니에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해서
결과를 전혀 보지 말라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순서를 이렇게 바꿔보자는 거예요.
- 먼저 과정 보기
- 아이의 시도와 반복 인정하기
- 결과는 덤처럼 받아들이기
이 순서만 바꿔도
놀이 분위기가 훨씬 편안해져요.
마무리하며
영유아 놀이에서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아이에게 놀이가
‘성과를 보여주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시험해 보고, 실패해 보고, 다시 해보는 시간’이기 때문이에요.
오늘 아이가
- 만들다 말았어도
- 무너뜨렸어도
- 엉뚱하게 놀았어도
그 시간 안에서 아이는 이미 충분히 배우고, 느끼고, 자라고 있어요.
결과가 없어 보여도 괜찮아요.
과정을 살아낸 아이는 조금씩, 아주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가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