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의 근무시간을 기존 5시간에서 8시간으로 전환하려는 정책이 추진되면서 현장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과 후 돌봄 공백을 줄이고 안정적인 돌봄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지만, 전담사와 교육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오고 있어요.
부모 입장에서는 “돌봄 시간이 늘어나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현장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근무시간을 늘리는 문제로 보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함께 얽혀 있습니다. 이번 정책이 왜 논란이 되는지 차분히 정리해 볼게요.

근무시간 8시간 전환, 정책은 왜 추진됐을까
근무시간 8시간 전환은 방과 후 돌봄 시간을 확대해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줄이고, 유치원 돌봄의 연속성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에서 시작됐습니다. 돌봄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담사를 전일제로 운영하면 아이들의 하루 흐름이 더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담겨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왜’보다 ‘어떻게’에 있습니다. 현재도 많은 유치원에서 방과 후 전담사들은 아침부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돌봄과 안전 관리, 놀이 활동 운영, 행사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미 업무 범위가 넓은 상황에서 근무시간만 늘어날 경우, 실질적인 업무 부담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현장의 가장 큰 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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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사의 실제 업무, 생각보다 훨씬 넓습니다
방과 후 전담사는 단순히 아이들을 ‘봐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생활 전반을 책임지며 돌봄, 놀이 활동, 안전 관리뿐 아니라 급식 지도, 행사 보조, 학부모 응대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방학 기간에는 교사들이 연수나 휴가로 자리를 비우는 동안 전담사가 사실상 유치원 돌봄을 혼자 책임지는 구조가 반복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담 대응, 민원 처리, 안전사고 관리까지 전담사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근무 강도에 대한 부담이 누적돼 왔습니다.
이런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 채 근무시간만 8시간으로 늘어난다면, 현장에서는 “업무는 늘고 책임은 더 커질 뿐”이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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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사들 사이에서도 엇갈리는 입장
이번 정책은 전담사 내부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기존에 5시간 근무를 해온 전담사들은 전일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시간제와 전일제가 혼재된 구조가 업무 불균형과 고용 불안을 만든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비슷한데 근무 형태에 따라 처우가 달라지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예요.
반면 이미 8시간 전일제로 근무하고 있는 전담사들은 모든 전담사를 일괄적으로 8시간으로 전환하는 방식에는 우려를 표합니다. 근무 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존중돼야 하고, 업무 표준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일제 확대가 진행되면 책임과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같은 직군 안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다 보니, 현장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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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
교육 현장에서는 근무시간 확대 자체보다 ‘역할과 책임의 명확화’가 먼저라고 말합니다. 일부 유치원에서는 전담사가 수업 준비 지원이나 행사 운영까지 맡으며 유치원 하루 운영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런 업무들이 공식적인 직무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근무시간만 늘어나면 갈등이 심화되고, 돌봄의 질을 높이겠다는 정책 취지와는 반대로 운영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또한 교육청과 유치원 사이의 소통 부족으로 정책 설명과 실제 적용 사이에 간극이 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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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확대보다 먼저 필요한 것
현장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근무시간 확대가 아닙니다.
명확한 직무 기준 설정, 대체 인력 지원, 민원과 안전 문제에 대한 보호 체계, 그리고 공정한 처우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돌봄 인력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아이들도 안전하고 편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근무시간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돌봄의 질을 높이기 어렵다는 점을 정책에서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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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유치원 방과 후 전담사 8시간 근무 전환은 돌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와 조율 없이 진행된다면, 현장의 부담을 키우고 갈등을 확대할 가능성도 큽니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아이·전담사·학부모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방향을 찾는 일입니다. 돌봄의 질은 제도 하나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환경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다시 한번 돌아볼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