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역 유치원 방과후 과정 전담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방과후 과정은 정규 수업 이후 아이들의 안전과 돌봄을 책임지는 중요한 시간대이지만, 그 역할을 담당해 온 전담사들의 근무 환경은 오랜 기간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점이 이번 파업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로 보기보다, 유치원 방과후 돌봄이 어떤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부담이 누구에게 집중되어 왔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담사 파업, 무엇이 계기가 되었을까
대전 유치원 방과후 과정 전담사들은 12월 4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파업은 방과후 과정 전담사 직종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무기한 파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담사들은 수년간 교육청에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파업의 직접적인 이유로 밝히고 있습니다.
방과후 과정 전담사는 유치원 정교사 2급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국공립유치원 필수 인력입니다.
아이들과 하루 대부분을 함께 생활하며 돌봄과 활동 진행, 안전 관리, 일부 교육 활동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학 기간에는 교사들이 연수나 휴무로 자리를 비우는 동안, 전담사 혼자 유치원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돌봄뿐 아니라 급식 관련 업무, 행정 처리, 학부모 상담까지 맡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방학 중 근무 강도는 오히려 더 높아진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개인의 역량 문제라기보다, 방과후 돌봄이 한 명의 인력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제도 설계상의 한계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전담사들이 호소하는 처우와 지원 체계의 문제
전담사들이 가장 크게 호소하는 문제 중 하나는 불안정한 근무 지원 체계입니다.
병가나 연차를 사용하려면 대체 인력을 직접 구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휴가 사용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해집니다.
전국학비노조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상당수 전담사들이 연차·병가 사용에 제약을 느끼고 있으며, 동료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을 우려해 휴가 사용을 자제한다고 응답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돌봄 현장의 피로도를 높이고, 결국 인력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또한 악성 민원이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노출되었을 때, 이를 보호해 줄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유치원 업무 특성상 학부모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잦은 만큼, 보호 장치가 미비할 경우 전담사들이 감당해야 할 심리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결국 파업이라는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전담사들의 설명입니다.
전담사들이 요구하는 주요 개선 사항
전담사들이 제시한 요구 사항은 단순한 임금 인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첫째, 악성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전담사를 보호할 수 있는 교육청 차원의 제도 마련입니다.
둘째, 방학 중 교사 없이 전담사 혼자 근무하는 이른바 ‘독박 돌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인력 배치 기준 수립입니다.
셋째, 연간 연수 보장 확대와 업무 표준화를 통해 장기 근무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넷째, 처우개선 수당 지급과 근무 환경 조정 등 실질적인 보상 체계 마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오후 늦은 시간 돌봄 인력 추가 배치, 순회 전담사 대체 인력 확보 등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개선 요구들이 함께 제시되고 있습니다. 전담사들과 학비노조는 이러한 요구가 아이들의 안전한 돌봄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
부모 입장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돌봄 공백이 당장 걱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돌봄 인력의 근무 환경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문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방과후 과정 전담사의 역할은 단순한 보조 인력이 아니라, 아이의 하루를 책임지는 핵심 축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돌봄 인력의 안정은 곧 아이의 안전과 생활 리듬으로 이어집니다.
이번 파업을 계기로 교육청과 현장이 단기적인 임시 대응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방과후 돌봄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